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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 교수의 글

화광동진(和光同塵) - 『도덕경』 화광동진(和光同塵) - 『도덕경』 “광채를 줄이고 세상의 눈높이에 맞춰라!”   노자의 《도덕경》에서는 똑똑한 사람들에게 ‘화광동진(和光同塵)’의 자세를 권합니다. “똑똑한 사람들이여! 당신의 그 날카로운 지혜를 꺾으라! 그리고 그 복잡하게 얽힌 꼼수에서 풀려나라. 당신의 그 잘난 빛(光)을 누그러뜨리고(和), 이 세속(塵)과 함께(同)하라.”    화(和)는 조화(harmony)입니다. 광(光)은 빛남(brightness)입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광채를 줄여서 주변의 빛과 조화를 맞추라는 것이지요. 동(同)은 함께(together)입니다. 진(塵)은 세속(world)이고요. 잘남을 숨기고 세속과 함께 하라는 것입니다.  훌륭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우뚝 서서 잘났다고 과시하기보다는 자신의 빛을 누그.. 더보기
혼돈(混沌) - 『장자(莊子)』 혼돈(混沌) - 『장자(莊子)』 “혼돈이 질서보다 아름다운 이유”    우리는 혼돈(混沌, chaos)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무질서(disorder), 불확실성(uncertainty)이라고 표현되는 '혼돈'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것을 가리킬 때 쓰이지요,  《장자》  마지막 부분에 이 혼돈이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남해의 왕인 숙(儵)과 북해의 왕인 홀(忽)은 자주 중앙 혼돈의 땅에 가서 서로 만났는데, 혼돈은 그들을 매우 잘 대접해주었다. 숙과 홀은 혼돈의 덕에 보답하려고 의논을 하였다. 사람들은 모두 일곱 개의 구멍이 있어 보고, 듣고, 먹고, 숨 쉰다고 하는데 혼돈은 구멍이 없으니, 우리가 구멍을 뚫어 보답하기로 하고 날마다 한 개씩 구멍을 뚫어주었다. 그렇게 7일째 되는.. 더보기
항룡유회(亢龍有悔) - 『주역(周易)』 항룡유회(亢龍有悔) - 『주역(周易)』“용의 눈물”   항룡유회(亢龍有悔), ‘높이 올라간 용이 눈물을 흘리며 후회를 한다’는 뜻으로 《주역》에 나오는 건괘(乾卦)의 내용입니다. 왜 높이 올라간 용이 눈물을 흘릴까요? 높이 올라간 만큼 깊이 내려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역》의 건괘는 용의 변화를 통해 세상의 변화를 설명합니다.  잠룡(潛龍)은 물속에 잠겨서 힘을 기르고 있는 용입니다. 현룡(見龍)은 세상으로 나와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용입니다. 약룡(躍龍)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바쁘게 뛰어다니는 용입니다. 비룡(飛龍)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하늘 높이 날아가는 용입니다. 마지막 항룡(亢龍)은 끝까지 올라간 용입니다. 이제 더는 올라갈 곳이 없기에 후회의 눈물을 흘립니다.   용은 하늘로 올라가.. 더보기
전박사의 독서경영 - <오십에 처음 만나는 예술> 전박사의 독서경영 - 에서 배우는 독서경영   저자 : 유창선           출판사 : 도서출판 새빛  “가우디에서 임영웅까지 인생 후반전, 예술에서 삶을 재발견하다”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평생 정치평론을 했던 저자가 인생 후반에서 문화예술에 빠지게 된 사연을 담고 있다. 저자는 “나를 위로해 준 것은 정치도 철학도 아닌 처음 만난 예술이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ㅖ술에 심취하게 되었다. 저자는  ‘1세대 정치평론가’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방송과 언론, 그리고 SNS를 통해 정치 얘기만 하면서 살았다. 그랬던 그가 하필이면 정치의 계절에 문화예술에 대한 책을 들고 우리 앞에 나타났다. 무슨 사연, 무슨 생각이 있었던 것일까?   저자는 역사의 무게를 혼자 짊어지기라도 .. 더보기
대국자하류(大國者下流) - 『도덕경』 대국자하류(大國者下流) - 『도덕경』 “하류(下流)가 정답이다”    우리는 늘 상류사회에 편입되기를 꿈꿉니다. 강물로 치면 하류보다는 상류에 있기를 바라는 것이 인간의 욕망입니다. 더 좋은 것 먹고, 더 좋은 차 타고, 더 좋은 곳에서 사는 것이 성공인 세상입니다. 상류사회에 입성하려고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노자 《도덕경》에서는 우리가 늘 꿈꾸는 상류(上流)는 인간의 헛된 욕망이 빚어낸 신기루 같은 것일 수 있다면서 오히려 아래로 흐르는 하류(下流)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정말 큰 나라는 하류(下流)여야 한다. 그래야 천하의 모든 사람들이 모여들기 때문이다. 마치 천하의 어머니와 같다. 어머니는 항상 고요함으로써 수컷을 이긴다.”   우리는 상류가 되기보다는 하류가 .. 더보기
필작어세(必作於細) - 『도덕경』 필작어세(必作於細) - 『도덕경』“큰일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세상에 어떤 일도 갑자기 일어나지 않습니다. 큰 병에 걸리기 전 반드시 몸에 수많은 조짐이 있듯이, 큰일이 발생하기 전에는 꼭 조그만 일이 몇 번이고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경제 위기도 몇 번의 조짐과 전문가들의 경고가 선행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일이 터지고 난 뒤에야 이유를 찾는 데 익숙해져 있나 봅니다. 일이 벌어지기 전에 미리 아는 것, 이것을 사리(事理)를 안다고 합니다. 《도덕경》은 어떤 큰일이든 반드시 조그만 것에서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도덕경》 63장에 나오는 구절의 정확한 원문은 이렇습니다.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것에서 시작된다. 천하의 큰일은 반드시 미세한 것에서 시작된다.’ 세상의 모든 큰일은 결국 사소.. 더보기
태상유지(太上有之) - 『도덕경』 태상유지(太上有之) - 『도덕경』“칭찬받는 사람이 위험하다” ‘높아지려면 낮추고, 앞으로 가려면 뒤로 물러나라.’ 노자의 《도덕경》에서 늘 말하는 발상의 전환입니다. 이런 역발상의 관점에서, 아랫사람에게 칭송받고 환호 받는 리더는 최상의 리더가 아니라고 《도덕경》은 말합니다. 노자는 리더를 다음의 네 가지 등급으로 나눕니다. 가장 높은 단계는 유지(有之)의 리더입니다. 부하들이 지도자가 '있다'는 정도만 느끼게 하는 리더입니다. 그 아래 단계는 예지(譽之)의 리더입니다. 부하들이 늘 칭찬하는 리더입니다. 그러나 그 칭찬은 언제든 비난으로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도 가지고 있습니다. 세 번째 등급은 외지(畏之)의 리더입니다. 부하들을 두렵게 만드는 리더입니다. 나타나면 모두 벌벌 떨고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면.. 더보기
천지불인(天地不仁) - 『도덕경』 천지불인(天地不仁) - 『도덕경』“사랑이라 이름으로 간섭하지 말라!”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을 간섭하고 자신의 의도를 강요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나의 간섭과 강요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면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지요. 《도덕경》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간섭하지 말라고 하면서 '천지불인'이란 개념을 제시합니다. '하늘(天과) 땅(地)은 어질(仁)지 않다(不)'는 말로 저 하늘과 땅은 그 안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에 대하여 사랑이란 이름으로 간섭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사랑이 의도되는 순간, 사랑에 대한 반응을 요구하게 됩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니까 당신도 나를 사랑하라는 것은 구속일 뿐 진정한 사랑이 아닙니다. 노자는 이런 자연의 원리를 인간이 배워야 한다고 강.. 더보기
전박사의 독서경영 - <마음스파> 전박사의 독서경영 - 에서 배우는 독서경영   저자 : 김수영               출판사 : 꿈꾸는지구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하게 되는 그 곳”이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가난, 가정불화, 암, 실패 등 숱한 시련을 겪으며 오랜 시간 ‘왜 나만 이렇게 힘들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던 저자는 번 아웃 증후군과 경미한 공황장애까지 겪으며 도망치듯 여행을 떠나게 되었고, 패루 여행 중 우연한 계기로 영혼의 씻김굿을 받게 되면서 자신의 상처를 돌아보게 되었다.  이후 정신분석 상담을 받고 운명학과 뇌과학, 양자역학까지 공부하고 금강경 독송 등 다양한 마음공부를 통해 자신의 수많은 괴로움이 결국은 자신의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허상임을 깨닫게 되었다.   책에서 저자는 ‘마음감옥’을 허물어뜨리고 마침내 자.. 더보기
천장지구(天長地久) - 『도덕경』 천장지구(天長地久) - 『도덕경』“뒤로 가는 것이 앞으로 가는 것이다”   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홍콩 스타 류덕화()와 우첸롄(오청련) 주연으로 한국에서도 꽤 인기가 있었지요. 우리말로 번역하면 ‘하늘은 길고 땅은 오래다’라는 뜻인데요. 이 ‘천정지구’는 《도덕경》의 한 구절입니다. “하늘과 땅은 장구하다. 하늘과 땅이 저토록 장구할 수 있는 이유는 억지로 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해석만 보면 영화의 내용과는 별로 상관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사랑 역시도 억지로 가지려 한다고 해서 가질 t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이르면 비슷한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하늘과 땅은 의지와 목적을 가지고 간섭하는 주체가 아닙니다. 세상의 만물이 스스로 자랄 수 있도록 도울 뿐이지요. 억지로 살리려고 하지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