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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 교수의 글

항룡유회(亢龍有悔) - 『주역(周易)』

항룡유회(亢龍有悔) - 『주역(周易)』
“용의 눈물”

 

  항룡유회(亢龍有悔), ‘높이 올라간 용이 눈물을 흘리며 후회를 한다’는 뜻으로 《주역》에 나오는 건괘(乾卦)의 내용입니다. 왜 높이 올라간 용이 눈물을 흘릴까요? 높이 올라간 만큼 깊이 내려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역》의 건괘는 용의 변화를 통해 세상의 변화를 설명합니다.
  잠룡(潛龍)은 물속에 잠겨서 힘을 기르고 있는 용입니다. 현룡(見龍)은 세상으로 나와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용입니다. 약룡(躍龍)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바쁘게 뛰어다니는 용입니다. 비룡(飛龍)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하늘 높이 날아가는 용입니다. 마지막 항룡(亢龍)은 끝까지 올라간 용입니다. 이제 더는 올라갈 곳이 없기에 후회의 눈물을 흘립니다.
 
  용은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 지향점이요, 목표지만 끝까지 다 올라간 용은 더 이상 갈 곳이 없습니다. 다음 단계는 내려오는 일뿐입니다.
 
  이게 어찌 비단 용만의 이야기이겠습니까? 바로 우리 인간들의 이야기지요. 인간들은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부지런히 달려갑니다. 때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려고 애쓰기도 합니다. 그러나 결국 그 자리에 도달하면 그것이 얼마나 허망한지를 깨닫게 되지요, 그 자리에 가기 위해서는 안 될 말과 행동을 한 것에 대해 후회의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항룡유회(亢龍有悔) : 끝까지 올라간 용이 후회를 한다.

  ‘돈이 많고 지위가 높다고 교만하면 그것은 허물이 될 것이다. 어떤 일을 해서 성공을 하면 자신은 뒤로 빠져 그 공을 자랑하지 말아야 한다.’ 노자가 늘 강조하는 겸손의 미학입니다. 명심해야 합니다. 가장 높이 올라간 용이 겸손하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의 눈물을 흘린다는 것을.

  "오름과 내림은 성공의 두 날개입니다."

- 박재희의 <3분 고전_인생의 내공이 쌓이는 시간; 역발상의 미학>, 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