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작어세(必作於細) - 『도덕경』
“큰일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세상에 어떤 일도 갑자기 일어나지 않습니다. 큰 병에 걸리기 전 반드시 몸에 수많은 조짐이 있듯이, 큰일이 발생하기 전에는 꼭 조그만 일이 몇 번이고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경제 위기도 몇 번의 조짐과 전문가들의 경고가 선행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일이 터지고 난 뒤에야 이유를 찾는 데 익숙해져 있나 봅니다.
일이 벌어지기 전에 미리 아는 것, 이것을 사리(事理)를 안다고 합니다. 《도덕경》은 어떤 큰일이든 반드시 조그만 것에서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도덕경》 63장에 나오는 구절의 정확한 원문은 이렇습니다.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것에서 시작된다. 천하의 큰일은 반드시 미세한 것에서 시작된다.’
세상의 모든 큰일은 결국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는 이 철학은 《한비자》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천 길 높은 둑은 개미나 땅강아지의 구멍으로 인해 무너지고, 백 척 높이의 으리으리한 집은 아궁이 틈에서 나온 조그만 불씨 때문에 타버린다.” 천길 둑이 무너지고, 백 척 높이의 건물이 불타는 큰 사건도 결국 사소한 것 때문에 일어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천하난사(天下難事), 필작어이(必作於易) :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것에서 시작되며,
천하대사(天下大事), 필작어세(必作於細) : 천하의 큰일은 반드시 미세한 것에서 시작된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작은 조짐에 주목하라고 말합니다. 건강한 사람이 갑자기 쓰러지는 것도, 성공이 한순간 무너지는 것도 작은 발단에서 시작됩니다. 큰 것만 보려 하면 문제점을 전확히 찾을 수가 없습니다. 호랑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되 소걸음으로 신중하게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조그만 것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세상의 모든 큰일은 반드시 조그만 것에서 시작된다.’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입니다.
"조그만 것을 놓치지 않아야 큰일이 안 생깁니다."
- 박재희의 <3분 고전_인생의 내공이 쌓이는 시간; 역발상의 미학>,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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