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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 교수의 글

빈지여귀_손님으로 왔지만 마치 자기 집처럼 편하구나

20. 빈지여귀(賓至如歸) : 손님으로 왔지만 마치 자기 집처럼 편하구나

 

“내 것이 아닌 것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기”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승진과 높은 연봉을 희망한다. 그런데 그것을 이루기 전에 편안하고 즐거운 직장생활을 하기 위해 공통적으로 희망하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나 자신이 업무 면에서, 그리고 직장생활의 스타일 면에서 좀 더 긍정적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직장생활의 스타일’이란 직원들을 대할 때의 예절, 회의에 임하는 방식과 태도, 회식에서의 자세 등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자신에 대한 평가와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들을 가리킨다. 아무리 일 잘하고 능력이 뛰어나다 해도 안하무인에 인간성이 안 좋다면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나와 사이가 좋지 않은 상사나 동료와 관계가 개선되는 것이다. 같은 사무실에서 불편하게 지내는 사람이 있다면 직장생활도 불편할 수밖에 없고 업무에도 지장을 받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이 두 가지 희망 사항은 서로 동떨어진 문제처럼 보인다. 내가 개인적으로 발전한다고 해서 나의 인간관계가 자연스럽게 개선되는 것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포획하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내 것이 아닌 것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기’라는 방법이다. 이는 행동과 실천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나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물리적인 토대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미워하는 사람에게서도 배울 점을 찾아낼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일거양득이라고 할 수 있다.

 

  내 것이 아닌 것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기에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그것은 일단 한계 없이 받아들이고, 경계를 두지 않고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다‘는 말이 익숙할 것이다. 무엇인가를 받아들일 때는 이 양면 모두를 동시에, 그리고 한꺼번에 수용해야 한다.

  공자는 “세 명과 길을 걸을 때면 그중 한 명에게는 반드시 배울 것이 있다”고 말했지만, 우리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그 세 명 모두에게서 수용하고 받아들일 것이 있다.

 

  심리학적으로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행동 양식을 가진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당신이 어떤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지를 되돌아보면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약속에 유난히 민감한 사람은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을 좋아하고,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 상사를 따라 하는 것은 그의 업무 방식과 스타일을 고스란히 나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상사가 당신을 ‘동일한 부류’라고 느끼게 함으로써 호감을 갖게 만드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처음에는 내 것이 아닌 것을 내 것으로 융화시키는 작업이 괴로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이야말로 자신을 변화시키고 생존력을 강하게 하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것은 인류의 역사가 알려 주는 진화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 이남훈 저, 『처신』 「3장 호구(虎口) : 입장 바꿔 생각하면 반드시 이기는 포지셔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