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동일가애(冬日可愛) : 사람들에게 한겨울의 따뜻한 해가 되어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감동’의 조건”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 가운데 밀도와 강도가 상당히 높은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감동이다. 감동이 다른 감정들과 다른 점은 행동과 실천을 부른다는 점이다. 사전적인 의미 역시 ‘느껴서 움직인다(感動)’이다. 깊은 감동을 받은 사람은 자신의 습관을 바꾸고 마음가짐을 바꾸고 타인과의 관계를 변화시킨다.
감동은 인간의 내면을 정화하고 행동까지 이끌어 낼 정도로 임팩트가 강하다. 웃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유쾌해지지만 웃음이 행동을 끌어오지는 않는다. 실컷 울고 나면 속이 시원해질 수는 있어도 당장의 변화를 실천할 만한 힘을 만들어 내지는 않는다. 그만큼 감동이라는 감정은 힘이 강하다.
만약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감동이라는 감정이 작용한다면 어떨까? 특히 당신의 상사가 당신에게서 조금이나마 감동을 느낀다면 어떨까? 아마도 당신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고, 그 감동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그 상사는 당신을 위해 움직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신을 위해 움직인다는 것은 사소한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문제에 부닥쳤을 때 솔루션을 제공해 준다는 의미다.
문제는 감동이란 억지로 만들어 내기 힘들거니와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타인을 감동시킬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제대로 모른다는 데 있다. 그런데 알고 보면 감동의 비밀은 비교적 단순하다. 예술적인 차원의 감동은 다른 문제이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의 감동은 이 한 가지에 많은 것이 담겨 있다. 바로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는 것’의 임팩트는 생각보다 강하다. 9시까지 출근해도 되는데 더 일찍 출근하는 것, 50%만 해도 되는데 90%를 하는 것, 이번 달 말일까지 해도 되는 일을 20일에 마무리하는 것 등등 회사 내에서 이러한 리스트를 뽑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물론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별도로 해야 하기 때문에 몸과 마음이 힘들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을 실천하게 되면 당신을 바라보는 다른 사람의 시선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꾸준히 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감동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감동은 당신을 위한 상사의 도움을 이끌어 낸다.
돈제일주(豚蹄一酒)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이는 ‘마음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형식이 분명히 존재해야 한다’는 교훈을 말해 주고 있다. 자신이 아무리 진정성이 있다고 말하더라도 그것이 외형적으로 드러나지 않으면 별로 소용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반복적으로 해 보자. 더 많이 하고, 더 큰 노력을 기울여 보자. 업무 능력이 발전하는 것은 물론이고, 상사에게 감동을 주고 그들로부터 도움까지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정말로 회사 내에서 승리하기를 원하는 직장인이라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 아닐까?
- 이남훈 저, 『처신』 「3장 호구(虎口) : 입장 바꿔 생각하면 반드시 이기는 포지셔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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