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금성탕지(金城湯池) : 먼저 자신을 견고한 성처럼 만들어라
“숨기고 거꾸로 말하는 상사들의 부하 판단법”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랫사람의 입장에서 궁금할 수밖에 없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나의 상사는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는가’ 하는 점일 것이다. 만약 이것을 알 수 있다면 그 기준에 맞추어서 행동하거나 혹은 거기에 맞게 자신을 바꿀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상사로부터 보다 인정을 받고 직장 내에서 한결 편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나의 상사가 회사 내에서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 승승장구할 가능성이 크다면, 그의 판단 기준에 맞는 사람으로 변화함으로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높은 곳으로 오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도대체 그것을 알아낼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물론 상사가 보여 주는 평소의 스타일을 통해서, 혹은 술자리에서 은연중에 내뱉는 말을 통해서 상사의 사람 판단하는 기준을 유추해 볼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단편적인 것들을 조립하여 만든 일종의 추측에 지나지 않을 뿐 그것을 통해서 상사의 생각 전반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무언가 특별한 본질 같은 것이 있지 않을까? 본질까지는 차치하더라도 그 입구로 들어가는 단초만이라도 알 수 있다면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순간이 있다. 그 상황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위기’라고 표현할 수 있다. 현재의 상황이 흔들리고 깨지는 위기의 상황에서는 가려진 모습이 드러나고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회사라는 조직은 이미 끊임없이 한계를 돌파해 내야만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러니 그 구성원들에게 이런 능력이 요구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직장생활이 피곤하고 힘든 진짜 이유는 바로 이러한 자신과의 싸움이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능력이 중요하게 생각되다 보니 비상 상황에서 자기 역량 이상을 끌어내는 능력이 당신을 판단하는 아주 중요한 잣대가 되는 것도 어쩔 수 없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상사가 당신을 판단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기준은 바로 ‘상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당신이 어떤 행동을 하는가’라는 것이다. 상사는 아랫사람에게 한편으로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상사 역시 언제든지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런 순간이 상사가 가장 예민할 때이며, 또 앙칼진 눈으로 후배를 판단하려는 시기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질풍경초(疾風勁草)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세찬 바람이 불어야만 강한 풀을 알아볼 수 있다’는 의미다.
상사도 늘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도 역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런 상황에서 상사를 외면한다면 결국 그것은 상사의 마음속에, 자신에 대한 깊은 부정적 낙인을 찍는 셈이다. 비는 언제 내릴지 모르기 때문에 대비해야 하고, 햇빛은 어느 방향부터 들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준비해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이들에게 한결 같이 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닥친 것이든 상사에게 닥친 것이든 상관없이 일단 ‘위기’라는 단어가 떠오를 때는 그 어느 때보다 바짝 긴장해야 한다.
- 이남훈 저, 『처신』 「3장 호구(虎口) : 입장 바꿔 생각하면 반드시 이기는 포지셔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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