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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 교수의 글

팔선과해_자신만이 가진 특기과 개성을 살려야 한다

22. 팔선과해(八仙過海) : 자신만이 가진 특기와 개성을 살려야 한다

 

“기회가 시작되는 존재감의 첫 징검다리”

 

  과거 춘추 전국 시대에 중원에 나가 자신의 이름을 떨치고 싶은 수많은 예비 장군, 예비 모략가, 예비 유세가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고민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처음의 기회’가 쉽사리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징검다리를 위한 첫 돌만 잘 놓아도 강을 건너갈 수 있을 것 같은 데, 문제는 그 첫돌을 놓는 일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이미 기득권 세력이 판세를 장악하고 있는 형국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조차 버거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2~3년 차가 될 때까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 이후 직장생활의 무대는 중원이 아니라 초야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 대리를 넘어 과장까지는 그럭저럭 올라갈 수 있다고 쳐도 과장을 넘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중원의 결투’를 치러야 한다.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이를 통해 첫 돌을 놓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내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내 능력이 어느 정도라는 것을 주변에 알려야 한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존재감 포지셔닝’이다. 이는 자신의 캐릭터를 특화된 위에 놓아 주목받는 사람이 되기 위한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직장인들이 사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것에 대해 잘못 이해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존재감을 일종의 양적인 개념으로 이해한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내가 중요하면 중요할수록, 일을 잘하면 잘할수록, 아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자신의 존재감이 강해질 것이라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과거 ‘영웅’이 존재하던 시기에는 그것이 맞는 이야기였지만, 그렇지 않은 지금 시대에서의 존재감은 오히려 질적인 개념, 즉 얼마나 유니크하게 차별화되느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얼마나 자신의 성향과 스타일에 맞는 포지셔닝을 정확하게 하느냐에 따라서 존재감의 강도가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존재감은 이른바 활로(活路)라고 할 수도 있다. 평범한 길을 가면 평범한 과정을 거쳐 평범한 결론에 다다를 뿐이다. 하지만 자신만의 특화된 길을 가면 그 분야에서는 자신만의 특화된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 자신의 사회적 생명력을 연장시키는 활로, 그것이 바로 특화된 존재감이기도 하다.

 

- 이남훈 저, 『처신』 「4장 불퇴전(不退轉) : 때로는 후퇴가 불가능한 싸움도 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