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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 교수의 글

무중생유(無中生有) - 《三十六計》

무중생유(無中生有) - 《三十六計》
“무에서 유를 창조하라!”

 

  제갈공명은 적벽대전에서 2만 5천 명의 병력으로 조조의 80만 대군을 격파하였습니다. 무기도 병력도 군량미도 없었지만 뛰어난 전략과 전술로 승리를 거머쥐었지요. 특히 빈 배를 보내 적의 화살 10만개를 쏘게 하여 전장에서 화살을 만들어 쓴 전략은 탁월했습니다. 이렇게 無에서 有를 창조하는 전략을 무중생유(無中生有)라고 합니다. 

  “무에서(無中) 유(有)를 창조하라(生)! 원래부터 존재하는 것은 없다. 불가능할 것 같은 상황 속에도 반드시 길은 있다. 방법이 없다고 주저앉지 말고 신념을 가지고 방법을 찾으면 길이 보일 것이다!” 병법 《三十六計》에 나오는 말입니다. 

  경기가 안 좋고, 자본이 부족하다고 한탄만 한다고 해결 방법이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도저히 방법이 없을 것 같은 상황 속에서 답을 찾아내는 것이 ‘無中生有’의 전술을 이해하는 사람의 행동 방식입니다.
 
  이 화두의 철학적 토대는 노자의 《道德經》입니다. ‘천하의 모든 존재는 有에서 나오지만, 그 有는 결국 無에서 나오는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결국 ‘없음’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지요. 무중생유의 계책은 세상의 사물은 모두 변화하고 발전한다는 전제에서 시작됩니다.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오고, 겨울이 가면 반드시 따듯한 봄이 옵니다. 이 자연의 변화 속에서 有와 無의 상생을 본 것입니다.
 
  천하만물 생어유(天下萬物 生於有) : 천하의 모든 만물은 有에서 생겨난다.
  유생어무(有生於無) : 그러나 그 有는 無에서 생겨난다.
 
  살다 보면 얼마든지 위기에 빠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그 위기에서 탈출하느냐 하는 것이지요. 모든 것을 다 잃었다고 생각될 때가 어쩌면 가장 많이 얻을 수 있는 기회일지 모릅니다.  
  진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절박하고 아무 대안이 없을 때 급박하게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모든 것을 가지고 편안할 때보다 어렵고 힘들 때 더 많은 대안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無에서 有를 만들어내려면 긍정의 힘이 필요합니다.”

- 박재희의 <3분 고전_인생의 내공이 쌓이는 시간; 역경이 경쟁력이다>, 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