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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 교수의 글

마음의 표정 6. 사간의심

마음의 표정 6. 사간의심(辭簡意深) : 말은 간결해도 뜻은 깊어야


  사복(蛇福)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고승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는 원효를 찾아가 포살계(布薩戒)를 지으라고 요구한다. 원효가 시신 앞에 서서 빌었다.

  태어나지 말지니, 죽는 것이 괴롭나니

  죽지 말 것을, 태어남이 괴롭거늘

  사복이 일갈했다. “말이 너무 많다.” 원효가 다시 짧게 고쳤다.

  죽고남이 괴롭구나(死生苦兮)


  ‘사간의심(辭簡意深)’, 말은 간결해도 담긴 듯이 깊어야 좋은 글이다. 말의 값어치가 땅에 떨어진 세상이다.

  다변(多辯)과 밀어(密語)가 난무해도 믿을 말이 없다. 사복이 원효에게 던진 ‘말이 많다’는 일갈이 자주 생각난다.


- 달아난 마음을 되돌리는 고전의 바늘 끝_『일침(一針)』, 정민,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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