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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 교수의 글

마음의 표정 3. 점수청정

마음의 표정 3. 점수청정(點水蜻蜓) : 인생의 봄날은 쉬 지나간다


  두보의 「곡강(曲江)」 시 제4구는 ‘인생에 칠십은 옛날에도 드물었네(人生七十古來稀)’란 구절로 유명하다.

  칠십 세를 고희(古稀)라 하는 것이 이 구절에서 나왔다. 그는 퇴근 때마다 칠십도 못 살 인생을 슬퍼하며 봄옷을 저당 잡혀 술이 거나해서야 귀가하곤 했다.


  실용과 쓸모의 잣대만을 가지고 우리는 소중한 것들을 너무 쉽게 폐기해왔다. 고희는커녕 백세(百歲)도 드물지 않은 세상이다.

  수명이 늘어난 것을 마냥 기뻐할 수만 없다. 삶의 질이 뒷받침되지 않은 장수는 오히려 끔찍한 재앙에 가깝다.


  올 한 해는 좀 더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하고 봄날의 풍광을 더 천천히 기웃거리며 살아 보리라 다짐을 둔다.

  인생의 봄날은 쉬 지나가고 말 테니까.


- 달아난 마음을 되돌리는 고전의 바늘 끝_『일침(一針)』, 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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