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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 교수의 글

동시효빈(東施效嚬) - 《莊子》

동시효빈(東施效嚬) - 《莊子》
“서시 따라하다 추녀가 된 동시”

 

  중국의 4대 미인 중에 한 명으로 서시(西施)라는 여인이 있습니다. 중국 절강성 어느 시골 나무꾼의 딸이었던 서시는 월나라 왕구천에 의해 발탁되어 훈련을 받았습니다. 서시는 훗날 오나라 왕 부차에게 미인계를 사용하여 결국 오나라를 망하게 만든 여인으로 유명합니다. 서시와 관련된 고사로 잘 알려진 동시효빈(東施效嚬)은 주관 없이 다른 사람의 모습만 따라 하다가는 결국 자신의 모든 장점을 잃고 만다는 교훈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서시는 마을 서쪽에 사는 시(施)씨 성을 가진 여인이라 西施라고 불렀습니다. 그 마을 동쪽 언덕에도 施라는 성을 가진 추녀가 살았는데 동쪽에 사는 施씨라 해서 東施라고 불렀지요. 동시와 서시는 한 마을에 사는 대표 미인과 대표 추녀였습니다. 
  동시는 추녀였기 때문에 예쁜 여인들이 입는 옷을 사 입고 그들의 행동과 자태를 흉내 내서 자신의 모습을 감추려 했습니다. 자연히 서시는 동경의 대상이었고, 동시는 서시처럼 되기 위해서 늘 서시의 모든 행동을 관찰하고 따라 했습니다. 어느 날 선천적인 가슴 통증을 앓던 서시가 길을 가다 갑자기 통증을 느껴 두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고 이맛살을 찌푸렸습니다. 이를  본 동시는 그것이 서시가 남들에게 미인으로 인정받는 행동이라고 여겨, 자신의 동네로 돌아와서 자기도 가슴을 쥐어뜯고 이맛살을 찌푸리며 돌아다녔습니다. 그렇잖아도 못생긴 동시가 얼굴까지 찡그리며 다니는 것을 본 동네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가까이 하기를 더욱 꺼렸습니다.

  동시효빈(東施效嚬) : 동시가 서시의 찡그린 얼굴을 따라하다가 더욱 추녀가 되었다.

  효빈(效嚬)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무작정 따라하는 맹목적인 행동을 나무랄 때 사용하는 말입니다. 
  요즘시대는 동시 같은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자기 주관이나 속도를 잃고 떼를 지어 떠도는 사회 속에서 자신만의 개성이 드러나는 취향이나 철학을 가진 사람은 아름답습니다. 남들이 어떻게 살든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나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싶습니다.”

- 박재희의 <3분 고전_인생의 내공이 쌓이는 시간; 변화와 혁신>, 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