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형구 교수의 글

교토삼굴(狡免三窟) - 《史記》

교토삼굴(狡免三窟) - 《史記》
“똑똑한 토끼는 세 개의 굴을 가지고 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기에 대한 준비는 예나 지금이나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일입니다. 현명한 사람이든 어리석은 사람이든 그 어떤 사람도 인생의 위기를 피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가올 위기를 미리 예측하고 그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이 ‘똑똑한 토끼는 위기에 대비한 세 개의 굴을 파고 산다’는 의미의 교토삼굴(狡免三窟)이란 사자성어입니다. 여기서 교(狡)는 날래고 똑똑하다는 뜻이고 글(窟)은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은신처인 동굴을 의미합니다. 교토(狡兔), 날쌔고 똑똑한 토끼는 삼굴(三窟), 세 개의 은신처를 가지고 산다는 뜻이지요.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맹상군의 식객이었던 풍환은 자신이 모시는 주군을 위하여 세 개의 은신처를 확보했습니다. 그리하여 어려운 일을 당할 때마다 위기를 넘기고 피신할 수 있었지요.  다가올 위기에 대비하여 피할 수 있는 구명 세 개는 항상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교토삼굴이란 고사성어가 만들어졌습니다.

  위기가 닥치면 언제든지 숨을 수 있는 세 개의 굴을 가지고 살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부동산, 주식, 현금. 현재의 지위 등은 위기 상황에 안전한 은신처가 될 수 없습니다. 언젠가 모두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믿을 수 있는 은신처는 가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힘들 때 언제든지 나를 받아줄 가정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믿을 만한 구석입니다. 그러니 평소에 가족에게 잘해야 합니다. 가족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가 미래에 대한 가장 확실한 준비요, 대비일 겁니다.
 
  교토삼굴(狡免三窟) : 날랜 토기는 위기에 피할 수 있는 굴을 세 개 가지고 산다.
 
  이해관계에 얽혀 맺은 인간관계는 이해가 엇갈리면 얼마든지 멀어질 수 있습니다. 그토록 가깝던 사람도 이해가 떠나면 가차 없이 발길을 돌리는 것이 요즘의 세태입니다. 
  세상일에 실패하고 모든 사람에게 버림받더라도 가정은 나를 끝까지 기다려줄 최후의 안식처입니다. 평소에 가정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위기가 닥쳤을 때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나는 위기에 대비하여 몇 개의 굴을 파놓고 있습니까?”
 
- 박재희의 <3분 고전_인생의 내공이 쌓이는 시간; 변화와 혁신>, 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