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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 교수의 글

천만매린(千萬買隣) - 『남사(南史)』

천만매린(千萬買隣) - 『남사(南史)』 
“좋은 이웃이 프리미엄” 

 

  어디에서 사느냐는 모든 사람의 고민이며 걱정거리입니다. 여기저기 분양 광고가 나오고 평당 수천만 원 하는 집들이 즐비합니다. 고가의 집을 보면 주로 멋진 풍경, 편리한 교통, 좋은 학군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경치가 멋지고 교통이 편하고 학군이 좋은 곳이 최고의 주택지인가 봅니다. 그러나 옛날에는 좋은 이웃과 함께 사는 것이 집값의 가장 큰 프리미엄이었습니다. ‘좋은 이웃은 천만금을 주더라도 사야 한다.’ 좋은 친구가 인생의 기쁨이라면 좋은 이웃은 나와 가족의 행복입니다. 좋은 친구, 좋은 동료, 좋은 이웃은 가치를 환산할 수 없는 보배입니다. 
 
  좋은 이웃과 함께하여 같이 산다면 천만금이라도 아까울 것이 없다는 생각을 실천한 사람이 있습니다. 중국 남북조 시대의 남조(南朝) 역사서인 『남사(南史)』에 나옵니다.
  송계아(宋季雅)라는 고위 관리가 퇴직을 대비하여 자신이 살 집을 보러 다녔습니다. 남들이 추천해 주는 몇 곳을 다녀도 송계아는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천백만금을 주고 여승진이라는 사람의 이웃집을 사서 이사했죠, 백만금밖에 안 되는 집값을 천백만금이나 주고 샀다는 말에 여승진이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송계아의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백만금은 집값으로 지불했고, 천만금은 당신과 이웃이 되기 위한 값으로 지불한 것이다!" 송계아는 집을 고르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 좋은 이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백만매택(百萬買宅) : 백만금으로 집을 사고,
  천만매린(千萬買隣) : 천만금으로 이웃을 산다.
 
  ‘거필택린(居必擇隣)!’ 주거지를 정할 때는 반드시 이웃을 선택해서 정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천만금을 주더라도 좋은 사람과 이웃해 산다는 건 행복한 일입니다. 높은 지위와 많은 부를 소유한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어 하고, 부동산 투자를 위하여 이리저리 주거지를 옮기는 현실에 좋은 이웃은 어떤 사람들인가 고민을 던져주는 이야기입니다.
 
  "함께하는 이웃이 좋으면 인생이 행복합니다."
 
- 박재희의 <3분 고전_인생의 내공이 쌓이는 시간; 마음경영>, 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