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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 교수의 글

채근담 46. 욕망의 세계

채근담(菜根譚) 46. 욕망의 세계_전집 46장

 

진덕수도 요개목석적념두 약일유흔선(進德修道 要個木石的念頭 若一有欣羨). 변초욕경 제세경방 요단운수적취미(便超欲境 濟世經邦 要段雲水的趣味), 약일유탐착 변타위기(若一有貪著 便墮危機).

 

  도덕을 닦아 나감에는 목석같은 냉담한 마음이 있어야 하는데 만일 한번 부귀영화를 부러워하는 마음이 생기면 곧 탐욕의 경지로 빠져들 것이다. 세상을 제도하고 나라를 경륜함에는 다소의 운수(雲水)같은 담담한 취미를 지녀야 하나니, 만일 한번 탐욕에 집착하는 마음을 가지면 곧 위기에 떨어지고 말 것이다.

 

* 핵심 주제

 

 『송명신언행록(宋名臣言行錄)』에는 ‘나라를 다스리는 비결은 너그러움과 엄격함의 균형을 잡는 데 있다(治國之道 在平嚴格得中)’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현대의 법치(法治)에는 엄격함만이 있고 너그러움이 모자란다는 인상이 짙다. 또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빨리빨리’라는 행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자기계발이라든지 자기수양에는 이 '빨리빨리'가 큰 암적 작용을 한다.

  그러기에 큰일을 하려는 사람은 눈앞의 이익과 당장의 전시효과에 급급하지 말고, 하늘 위에 두둥실 떠가는 구름이나 유유히 흘러가는 물과 같은 여유를 이따금씩이나마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교훈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