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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 교수의 글

채근담 32. 낮은 곳에서 바라보기

채근담(菜根譚) 32. 낮은 곳에서 바라보기_전집 32장

 

거비이후(居卑而後) 지등고지위위(知登高之為危), 처회이후(處晦而後) 지향명지태로(知向明之太露).

수정이후(守靜而後) 지호동지과로(知好動之過勞), 양묵이후(養黙而後) 지다언지위조(知多言之為躁)

 

  낮은 곳에 있어 봐야 높은 데 오르기가 위태로운 줄 알고, 어두운 고에 있어 봐야 밝은 데 나가 눈이 부신 줄 알며, 정적(靜寂)을 지켜봐야 분주한 움직임이 헛수고인 줄 알고, 침묵을 지켜봐야 말 많은 것이 시끄러운 줄을 알 것이다.

 

* 핵심 주제

  자연의 운행(運行)에도 그리고 인간의 생활에도 동(動)과 정(靜), 생(生)과 사(死)의 순환이 있다. 우리는 하루 동안에도 활동과 휴식, 사(死 )와 재생(再生)의 리듬을 타며 살아가고 있다. 구체적이고 창조적인 생활방법을 추구하고자 하면 리듬 있는 순환으로 휴식과 내성(內省)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슬럼프에 빠졌다는 등 혹은 실적이 떨어졌다는 등의 말을 듣더라도 상관없다.

  마음속에 소록소록 용솟음쳐 오르는 것을 보고 명확한 이미지로 만들어 내서 다시 그것에게 형상을 줄 수 있는 것은 침점(沈潛)과 정적 속에서만 가능한 일인 것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