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 26. 사후 분별_전집 26장
포후사미(飽後思味) 즉롱담지경(則濃淡之境) 도소(都消) 색후사음(色後思婬) 즉남녀지견(則男女之見) 진절(盡絶).
고인상이사후지회오(故人常以事後之悔悟) 파리사지치미(破臨事之癡迷) 즉성정리동무부정(則性定而動無不正).
배부른 다음에 먹을 것을 생각하면 맛이 좋고 나쁘다는 구별이 사라지고, 방사(房事)후에 음사(淫事)를 생각하면 남녀의 관념조차 끊어진다. 그러므로 사후에 뉘우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도록 일하기 전에 항상 깨치면 본성이 안정되어 움직여도 바르지 않을 것이 없다.
* 핵심 주제
인간에게는 다섯 가지 욕구가 있다고 한다. 물욕, 식욕, 성욕, 명예욕, 수면욕 등이 그것이다. 본능적인 이 오욕은 항상 적당히 충족시켜야 하며, 정도가 지나쳐서 오욕에 끌려 다니면 동물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당(唐)의 소설 『침중기(抌中記)』에 ‘한단지몽(邯鄲之夢)’이란 말이 있다. 조(趙)나라의 도읍 한단에서 노생(老生)이란 가난한 청년은 낮잠을 자다가 명문 집안의 규수를 얻어 장가를 들고 부귀영화를 누리는 꿈을 꾼다. 꿈속에서 그토록 바라던 부귀영화를 다 이루지만 그 생활 또한 지루해서 가난했던 옛날을 그리워하다가 꿈을 깬다는 줄거리이다. 욕망은 대개 그것이 이루어졌을 때 공허감을 가져다주거나 또 다른 욕망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습성이 있는가 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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