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 24. 깨끗함과 더러움_전집 24장
분충지예(糞蟲至穢) 변위선(變爲蟬) 이음로어추풍(而飮露於秋風).
부초무광(腐草無光) 화위형(化爲螢) 이요채어하월(而輝采於夏月).
고지결(固知潔) 상자오출(常自汚出) 명매종회생야(明每從晦生也).
굼벵이는 지극히 더럽지만 매미로 변해서 가을바람에 이슬을 마시고, 썩은 풀은 빛은 없지만 반디로 변해서 여름 달에 빛나나니 진실로 알겠다. 깨끗함은 항상 더러운 데로부터 나오며 밝은 것은 매양 어둠으로 좇아 생기는 것을.
* 핵심 주제
과학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는 화생(化生)이라 해서 무생물(無生物)이 화하여 생물이 된다고 믿었다. 『예기(禮記)』에도 ‘부초위형(腐草爲螢)’이란 말이 있는데, 썩은 풀잎이 변하여 반디, 즉 개똥벌레가 된다는 뜻이다. 그야 어찌 되었든 우리 인간은 대부분 외견에 사로잡혀 그 중요한 본질을 놓치는 경우가 허가하다.
빈민촌에서 봉사하던 어느 성직자는 말년에 다음과 같이 술회했다. ‘세상에서 버림받은 낙오자 혹은 생활이 파탄되어 모여든 빈민들 중에는 나보다 더 순수하고 고귀한 인간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그랬기에 나는 용기를 얻어 봉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외견보다는 내면에 숨겨져 있는 본질을 보았다는 말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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