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생(攝生) - 『도덕경』
"편안함을 추구하면 몸이 나빠진다."
대추나무에 대추를 많이 열리게 하려면 염소를 묶어 놓아 괴롭히거나 나무를 자꾸 두들겨주라고 합니다. 그러면 대추나무가 긴장하면서 본능적으로 대추를 많이 열어 자손을 번식시키려는 필사적 노력을 하게 된답니다. 또한 전나무는 힘들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가장 화려한 꽃을 피운다고 합니다.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후손을 남기기 위한 꽃을 피우는 것이지요.
노자의 《도덕경》은 어려운 환경에 처했음에도 많은 열매를 맺고 화려한 꽃을 피우는 대추나무와 전나무의 예를 인간의 삶에 적용해 귀생(貴生)과 섭생(攝生)의 논리를 소개합니다. 귀생, 자신의 생을 너무 귀하게 여기면 오히려 생이 위태롭게 될 수 있고 섭생, 자신의 생을 억누르면 삶이 오히려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내 생에 대한 집착을 줄이고 억제할 때 그 생은 오히려 더욱 건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거친 음식 먹고, 조금은 춥고 힘들 때, 오히려 인간의 생명은 최적화될 수 있습니다.
선섭생자, 이기무사지(善攝生者, 以基無死地) : 섭생을 잘 하는 사람은, 죽음의 땅에 들어가지 않는다.
물질의 풍요와 편리함이 화두가 되어버린 이 시대에 내 몸을 귀하게 대접하는 귀생이 오히려 병이 될 수 있고, 내 몸을 적당히 고생시키는 섭생이 삶에 이롭다는 역설이 눈에 들어옵니다. 내 몸 귀하게 여기는 귀생(貴生), 그보다 더 아름다운 섭생(攝生)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편안하고 따뜻하고 배부른 곳은 죽음의 땅일 수 있습니다.
“몸은 귀하게 여길수록 더욱 나빠집니다.”
- 박재희의 <3분 고전_인생의 내공이 쌓이는 시간>,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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