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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 교수의 글

덕미이위존(德微而位尊) - 『주역(周易)』

덕미이위존(德微而位尊) - 『주역(周易)』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

 

  고위직에 오르는 조건 중의 하나가 바로 그 직위에 맞는 인격과 능력입니다. 지도자로서 사회적 책임과 지위에 따른 능력에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면 그 자리를 지켜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 도덕적 기준과 잣대가 적용되기에 더욱더 신중을 기해야지 합니다.
 
  《주역(周易)》에서는 자신의 능력과 도덕성에 비해 너무 높은 자리에 오르려 하거나 너무 큰일을 도모하려 하면 반드시 큰 화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자신의 능력과 그릇에 맞지 않으면 어떤 높은 지위라도 넘보지 말라는 것입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해서는 안 될 것이 참으로 많습니다. 가서는 안 될 길도 있고, 올라가서는 안 될 자리도 있습니다. 들어서는 안 될 이야기도 있고, 보아서는 안 될 일도 있습니다. 모두 자신의 위치와 관련하여 분수에 넘어서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특히 아무리 높고 좋은 자리가 있어도 자신의 능력과 도덕성을 스스로 비추어보아 역량이 넘치는 자리라면 스스로 사양하고 포기할 줄 아는 혜안과 결단이 필요합니다. 

  ‘진퇴유절(進退有節), 나아가고 물러남에 절도가 있어야 한다!’ 옛날 선비들이 늘 가슴속에 새기며 살았던 철학입니다. 절(節)은 대나무 마디입니다. 대나무는 마디가 있어서 더 높이 자랄 수 있는 대나무처럼, 우리 인생도 나아감과 아울러 물러남이 있어야 더욱 옹골찬 인생이 되지 않을까요?

  덕미이위존(德微而位尊) : 인격은 없는데 지위는 높고,
  지소이모대(智小而謀大) : 지혜는 작은데 꿈이 너무 크면,
  무화자선의(無禍者鮮矣) : 화를 입지 않는 자 드물 것이다.
 
  나아가고 물러남이 분명하다면 인생에서 화를 당하는 경우가 없을 것입니다. 물러나야 할 때 나아가려고 하고, 나아가야 할 때 물러나려 하면 인생의 화를 자초할 수 있습니다. 진퇴(進退)를 잘못 알고 경거망동했다가 쌓아놓은 모든 것을 잃는 사람을 참 많이 봅니다.
 
  “내 그릇의 용량을 정확히 알고 살아야 합니다.”

- 박재희의 <3분 고전_인생의 내공이 쌓이는 시간; 변화와 혁신>, 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