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한 호칭>
"급구 - 주방 이모 구함"
자주 가는 고깃집에서 애타게 이모를 찾고 있다.
고모(姑母)는 아니고 반드시 이모(姨母)다.
언제부턴가 아줌마가 사라진 자리에
이모가 등장했다.
시장에서도, 음식점에서도, 병원에서도
이모가 대세다.
단군자손의 모계가 다 한 피로 섞여
외족, 처족이 되었다는 말인지.
그러고 보니 두 동생들 집 어린 조카들도 모두
늙수그레한 육아도우미의 꽁무니를
이모 이모하며 따라다닌다.
이모(姨母)란 어머니의 여자 형제를 일컫는 말이니
분명 이모는 난데.
이모(二母), 이모(異母), 이모(易母)?
- 이영혜, 「이모를 경배하라」 중에서
은근히 듣기 좋은 호칭이 있습니다.
가깝게 느껴지고, 차별하지 않는 느낌의 호칭이 그렇습니다.
친척이 아니면서도 친척 같은 말.
'이모'나 '삼촌' 등이 그렇습니다.
비록 이 말이 친족관계의 호칭에 혼란을 준다 해도
처음 보는 낯선 사람들이 서로 이런 호칭을 쓴다면,
더 가까워진 후에도 서로를 이런 호칭으로 계속 부를 수 있다면,
어쩐지 그 사람과 더욱 가까운 관계가 될 수 있을 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정이 들어 있어 살갑게 다가오는 우리말입니다.
- 『사색의 향기, 아침을 열다』, 사람의 향기_얼굴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사색의 향기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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