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 - 205. 마음이 가득 찬 사람_전집 205장
거영만자(居盈滿者) 여수지장일미일(如水之將溢未溢). 절기재가일적(切忌再加一滴).
처위급자(處危急者) 여목지장절미절(如木之將折未折). 절기재가일닉(切忌再加一溺).
가득 차 있는 곳에 있는 사람은 마치 물이 곧 넘치려다가 아직 넘치지 않음과 같아서 다시 한 방울을 더함도 간절히 꺼리고, 위급한 자리에 있는 사람은 마치 나무가 곧 꺾이려다 아직 꺾이지 않음과 같아서 다시 조금 더 누르는 것도 간절히 꺼린다.
* 핵심 주제
이 말의 바탕에는 중국 고래의 ‘궁하면 통한다(窮則通)’ 또는 ‘올라갈 데까지 올라간 용은 후회밖에 할 것이 없다(亢龍有悔)’라는 철학이 흐르고 있다. 정상이란 이제 갈 곳이라곤 내리막길만 있는 그런 지점이다. 더 오르려 해도 오를 데가 없는 지점이니 이제는 내려갈 수밖에 없는 곳이다. 또 가득 차 있는 상태는 넘치기 직전의 상태이다. 거기에다 단 한 방울의 물이라도 떨어뜨리면 평형이 깨져서 몰락해 버리는 원인이 될 우려가 있다.
절대 절명의 궁지는 떨어질래야 더 떨어질 곳이 없는 곳이다. 만약 그런 처지에 놓여 있는 것에게 마무리 결정타를 날리려고 했다가는 도리어 이쪽에 큰 위해가 닥칠지도 모른다. 상대방을 그런 궁지에 몰면 이판사판의 심리상태가 되어 무서운 힘으로 역습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쥐란 놈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하지 않던가.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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