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 - 199. 군자의 만년(晩年)_전집 199장
왈기모(曰旣暮) 이유연하현난(而猶烟霞絢爛) 세장만(歲將晩) 이경등귤방형(而更橙橘芳馨).
고말로만년(故末路晩年) 군자경의정신백배(君子更宜精神百倍).
하루해가 저물었는데 오히려 노을은 아름답고, 한 해가 장차 저물려고 하는데 귤이 새로이 꽃다운 향기를 뿜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말로(末路), 즉 만년(晩年)에 다시금 정신을 백 갑절 떨쳐야 한다.
* 핵심 주제
만절(晩節)이란 만년(晩年)의 절조(節操)란 의미를 갖고 있다. 즉 늙은 후에 부끄러운 행동을 하면 ‘만절을 더럽혔다’고 한다. 평균 수명이 늘어서 이제는 인생 80이 보통인 시대를 맞이했다. 이제 제일선에서 정년퇴직을 한 다음에도 10년 혹은 20년이나 건강하게 살아야 하니 더더욱 만절을 더럽혀서는 안 된다.
체력은 아직 튼튼한데 머리의 노화가 진행된다. 그런데 문제는 본인 자신이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비극을 초래하게 마련인데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고 영향력이 많을수록 더욱 그러하다. 그런 정도까지는 되지 않더라도 물욕과 육친에 대한 익애(溺愛)로 인해 ‘저 사람이 그런 짓을 하다니 망령이 들었나?’라는 말을 주변에서 가끔 듣게 된다.
따라서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일관된 뜻을 굽히지 않고 남들에게서 흠모를 받으며 생애를 마친 현인들에게는 존경과 선망의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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