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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 교수의 글

지천명(紙天命)

지천명(紙天命) - 《『論語』「위정」》

하늘의 명을 알다

 

  지천명(紙天命)은 나이 50세를 일컫는 말로 五十而知天命”, 나이 쉰에 하늘의 명을 안다는 의미이다.

 

  『論語』「위정에 나오는 구절로 天命은 사물에 드러나는 자연스러운 이치 혹은 하늘이 부여한 사명이다. ‘知天命은 나(孔子)에게 몇 년을 더 보태 주어 쉰 살이 될 때까지 을 배우게 된다면 (천명을 알아) 큰 허물을 없게 할 것이다.(加我數年, 五十以學易, 可以無天過矣).

 

  공자가 쉰 살에 을 배운다는 것과 천명을 알았다는 것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군자삼외(君子三畏),  군자에게는 두려워하는 것이 세 가지 있다. 천명을 두려워하고, 대인을 두려워하며, 성인의 말씀을 두려워한다.”(논어』「계씨(季氏))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공자에게 천명이란 외경(畏敬)의 첫 번째 대상이었던 셈이다.

  공자는 소인은 천명을 알지 못하므로 두려워하지 않고 대인을 함부로 업신여기며 성인의 말을 함부로 대한다라고 덧붙였다.

 

  공자는 天命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다(論語』「요왈(堯曰))”라고 했다. 그는 인간에게 정해진 운명을 수용하고자 한 듯하다. 심지어 그가 천하를 주유하면서 제후들에게 거의 인정받지 못하고 수많은 난관에 부딪치며 했던 말 또한 도가 장차 행해지는 것도 천명이고 도가 장차 없어지는 것도 천명이다(論語』「헌문(憲問))”였다.

 

  결국 지천명이란 정해진 삶의 틀을 받아들이면서 안분지족하고, 세태에 흔들리지 않는 선비처럼 살아가라는 성현의 충고이다.

 

  군자와 소인의 근본적인 차이는 천명을 인지하는가의 여부에 달려 있다. 자기의 역량이 어느 정도 되는지,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하도록 운명 지어졌는지 등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1, 김원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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