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전거후공(前倨後恭) : 당신의 지위가 변하면 당신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진다
“타인의 질투, 당신을 끌어내리는 가장 강한 힘”
우리는 정신없이 직장생활을 하다가도 어느 순간 느닷없이 두려움을 느끼고는 한다. 이러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과연 앞으로도 내가 이 회사에서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문득 고개를 들기 때문이다. 특히 정리 해고나 권고사직의 돌풍이 한차례 불고 지나간 상황에서는 비록 자신이 살아남았다 하더라도 마음속 깊은 곳의 염려를 완전히 불식시키기는 힘들다. 이럴 때면 대부분 사내에서의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거나 자기 계발을 계획하거나 혹은 장기적인 플랜 B를 세워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옛사람들이 말하는 ‘떠나라’, ‘기운다’ ‘진다’라는 부정적인 분위기의 말에는 또 다른 경고의 의미가 들어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한 개인의 쇠퇴와 몰락은 타인의 질투에서 시작되며, 그 질투가 더이상 최고의 자리를 온전히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역》에서는 사람의 기운을 용의 승천 단계에 따라서 네 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아직 때가 되지 않은 잠룡(潛龍), 땅 위로 올라가 군주의 신임을 받는 현룡(見龍), 힘차게 날아오르는 비룡(飛龍),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늘로 승천해 그 기상을 한없이 뻗는 항룡(亢龍)이다. 그런데 이 항룡에 대해 《주역》에서는 ‘하늘 끝까지 닿으면 남은 것은 내려오는 일밖에 없다’고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실제 그 운명의 흐름은 본인의 노력만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특히 과거보다 훨씬 복잡다단하고 새로운 기회가 많아진 상황에서 혼자의 힘만으로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생각 자체가 이미 어리숙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미래를 위한 준비는 혼자의 노력으로 할 수 있지만, 그 운명을 끌고 가는 것은 결국 당신이 아닌 타인이기 때문이다.
‘질투는 나의 힘’이 될 수 있듯이 타인의 질투는 그들의 힘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힘들이 뭉쳐서 움직이기 시작하면 하늘에 솟아 있는 항룡마저 다시 개천으로 떨어뜨릴 수 있고, 강남 최고의 부자도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가야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 이남훈 저, 『처신』 「2장 자충수(自充手) : 최소한 자기 무덤을 파는 일은 없어야 한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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