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대공무사(大公無私) : 불공평한 요구를 공평하게 대하라
“당신이 중간 단계를 뛰어넘는 보고를 요구받았을 때”
회사 업무에서 보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크다. 보고는 아래에서 위로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진행이 된다. 직장 내에서의 보고 체계는 업무에서의 모세혈관이라고 할 수 있다. 피가 돌지 않으면 생명이 유지되기 힘들 듯, 보고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업무가 마비된다. 때문에 대부분의 직장인이 보고 체계의 중요성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다.
때로는 최고참 상사가 중간 단계를 생략한 다이렉트 보고를 요구할 때가 있다. 회사의 대표이사가 부장을 제칠 수 있고, 부장이 과장을 제치고 대리에게 이러한 요구를 할 수도 있다 누가 보더라도 이러한 보고 체계는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중간 관리자와 상위 관리자 사이에 갈등이나 알력 다툼이 생겼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이러한 다이렉트 보고를 요구받는다면 어떨까? 여간 곤란한 게 아닐 것이다. 그런 요구를 한 최고참 상사에게 “그래도 보고 체계가 있는데”라고 곤란한 상황을 어필한다고 해도 “음, 괜찮으니까 나한테 직접 보고해”라는 한마디로 묵살되기 일쑤다. 이럴 때 많은 직장인들이 ‘힘없는 내가 뭘 어쩌겠어’라며 굴복하고 말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굴복이 결국 자신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당장은 직속 상사보다 최상위 상사에게로 무게의 추가 기울어져 있다 하더라도 최고참 상사가 언제까지 당신을 보호해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맞닥뜨리게 되는 이 진퇴양난의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은 없을까?
무엇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점은 다이렉트 보고가 중간 단계의 상사에게 꽤나 심각한 타격을 준다는 사실이다. 보고에서 제외된 중간 단계의 상사는 자신이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사실로 인해 큰 허탈감과 좌절감을 맛보기 때문이다.
이처럼 곤란한 상황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처신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중간 단계를 배제한 다이렉트 보고를 해야 하는 당신의 처지를 바로 위의 직속 상사가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잘 안 될 때는 당신은 빠진 채 두 사람을 싸움판에 끌어들여 직접 싸우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두 번째 방법이다.
불편한 상황에서 맡고 싶지 않은 역할을 강요당할 때에는 이를 억지로 조율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오히려 화를 부를 수 있다. 물론 그런 요구를 당한 입장에서 나 몰라라 하는 식으로 방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겠지만, 최소한 어느 한쪽 편에 서서 전면전에 뛰어들 필요는 없는 것이다. 어차피 사안의 당사자들 역시 당신을 샌드위치라고 생각할 뿐이지 최종적인 타킷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혹시라도 당신이 샌드위치 역할을 맡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는 어정쩡한 자세와 무척 난감하다는 제스처, 그리고 어느 쪽 호랑이가 먼저 쓰러질 것인가를 지켜보는 인내심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 이남훈 저, 『처신』 「2장 자충수(自充手) : 최소한 자기 무덤을 파는 일은 없어야 한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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