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길가에 놓인 돌멩이를 보고 생각한다. 이 돌은 나보다 훨씬 강하다. 우뚝 선 나무를 보고 생각한다. 이 나무는 나보다 훨씬 장수한다.
인간은 덧없다. 언젠가 나는 나무의 뿌리가 되고 흙이 되고 돌이 되리라.
그때가 되면 나는 종이에 글을 쓰지 않아도 될 터다. 가방에 치과 영수증을 넣어두지 않아도 되고, 잘난 체하는 공무원에게 여권 때문에 이런저런 불편한 말을 듣지 않아도 된다.
나는 여러 가지 것들로 변해가다가, 구원받고, 이윽고 사라질 것이다.
- <사람은 기쁨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_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봄을 떠나보내다」>, 헤세를 읽는 아침, 시라토리 하루히코 편역(프롬북스)
'전형구 교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생각만 하면 고독해진다 (2) | 2022.12.15 |
---|---|
저 세상에서는 (0) | 2022.12.14 |
시의 마법 (0) | 2022.12.11 |
포기하지 않을 것 (0) | 2022.12.10 |
보편적 행복을 단념하라 (0) | 2022.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