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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 교수의 글

채근담 99. 나를 망치는 칼과 창

채근담(菜根譚) 99. 나를 망치는 칼과 창_전집 99

 

거역경중(居逆境中) 주신개침폄약석(周身皆鍼砭藥石) 지절려행 이불각(砥節礪行 而不覺).

처순경내(處順境內) 안전진병인과모(眼前盡兵刃戈矛) 소고마골 이부지(銷膏磨骨 而不知).

 

역경에 처했을 때는 몸 주위가 모두 침이요, 약인지라 저도 모르게 절조를 갖고 행실을 닦게 되지만, 순경에 처하면 눈앞이 모두 칼이요 창인지라 명치끝을 후비고 뼈를 깎아도 그것을 알지 못한다.

 

* 핵심 주제

사람이란 역경 속에서 단련되는 것이며, 안락 속에서는 도리어 타락하기 쉽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어느 한 면의 진리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왜냐하면 역경 속에서도 타락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순경 속에서 도리어 분발하고 전진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당사자의 가치관과 의지력에 달려 있는 것이다. 이 구절을 다시 요약하면 역경에 빠지더라도 좌절하지 말라. 자신을 단련하는 호기(好機)로 삼아라. 군경인 때도 마음을 놓지 말라. 함정에 빠지기 쉽다란 뜻이 되겠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