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 - 291. 풍파가 일지 않으면 그곳이 청산_후집 66장
심지상무풍도(心地上無風濤) 수재(隨在) 개청산녹수(皆靑山綠水).
성천중유화육(性天中有化育) 촉처(觸處) 견어약연비(見魚躍鳶飛).
마음 속에 풍파 없으면 이르는 곳이 모두 청산녹수요, 천성으로 화육(化育)함이 있으면 이르는 곳마다 물고기 뛰놀고 솔개가 나는 것을 볼 것이다.
* 핵심 주제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의 습윤한 풍토는 초목이 무성하게 자라나는 환경으로써 사람과 자연의 일체감을 길러 왔었다. ‘초목국토일체성불(草木國土一切成佛)’이란 말 그대로, 만물에 영(靈)이 있는 것으로 보는 애니미즘 종교관으로써 우리에게도 친근감을 준다.
근대 합리주의의 모순(矛盾)속에서 태어난 생태학, 즉 인간을 자연의 생태계 중 일부로 보는 자연학적 발상은 예로부터 우리네 심정과 통하는 바가 있다고 본다. 그야 어쨌거나 마음의 본바탕이 고요하고 그 본성이 착하면 어느 때 어디서나 굳은 기풍을 키워나갈 수 있는 법이다. 그것은 우주 자연의 만물과 자기 자신을 일체화시키는 과정 속에서 생겨나는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비로소 자유로운 경지에까지 이르게 된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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