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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 교수의 글

채근담 93. 권세를 휘두르는 거지

채근담(菜根譚) - 93. 권세를 휘두르는 거지_전집 93장

 

평민긍종덕시혜(平民肯種德施惠) 편시무위적공상(便是無位的公相).

사부도탐권시총(士夫徒貪權市寵) 경성유작적걸인(竟成有爵的乞人).

 

평민이더라도 기꺼이 덕을 심고 은혜를 베풀면 곧 무위(無位)의 왕공(王公)·재상이 되고, 사부(士夫)라 하더라도 헛되이 권세를 탐내고 총애를 팔아 사복(私腹)을 채운다면 작위(爵位)가 있는 거지가 되는 것이다.

 

* 핵심 주제

우리는 평소 사회적 지위의 높고 낮음과 인격의 높고 낮음이 일치되지 않음을 흔히 보고 듣는다. 이런 일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오히려 다행스런 일인지도 모르겠다. 사회적 지위가 높았던 이가 그 권세를 잃었을 때, 그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반면 사회적 지위가 낮으나 덕을 심었던 이는 끝내 높은 지위를 갖지 못했다 해도 그에게 남겨진 것은 무엇이겠는가?

때로는 무형이 오래도록 기억되는 법이니 누가 더 잘 사는 삶이겠는가.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